Research note

예측의 기술 (반니) - 출판사 리뷰 Feat. 교보문고 미리보기

《예측의 기술》AI가 대신할수 없는 인간의 판단이 드디어 10월 9일 목요일 정식 발간 예정이며 전국 온라인서점에서 예약구매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프롤로그와 1장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으니, 마음에 드시면 구매와 댓글로 응원해주세요.

예측의 기술 (반니) - 출판사 리뷰 Feat. 교보문고 미리보기
온라인 서점 예약 판매 중

『예측의 기술』

이대진 지음  ·  반니  ·  2026년 9월 10일 출간

교보문고에서 예약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프롤로그와 1장을 미리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미리보기

예측의 기술 에피소드 1 - 아홉물

예측의 기술 에피소드 2 - 휴먼엣지 (Human Edge)

SEOUL · SINGAPORE · DUBAI

예측의 기술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판단력  ·  이대진


출판사 리뷰

『예측의 기술』을 펴내며

AI가 답을 내놓는 시대, 인간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2021년 3월 수에즈 운하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좌초되자 전 세계가 배가 언제 다시 뜰지를 계산했다. 모델은 강풍과 부력, 선체와 바닥의 마찰력 같은 변수를 분석했다. 그러나 BBC 월드뉴스 생방송 인터뷰를 앞둔 저자에게, 평생 조수의 흐름을 보며 살아온 어머니는 “다음 주 초에 아홉물이라 곧 뜰 거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배는 그 예상대로 떠올랐다. 이는 직관이 언제나 AI보다 뛰어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숙련자의 직관 역시 오랜 경험과 반복된 피드백이 의식 밖에 축적된 또 다른 형태의 데이터다. 체계화할 수 있는 정보 수집과 계산은 AI에 맡기되, 데이터에 잡히지 않는 맥락을 읽고 최종 판단을 내리는 것.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휴먼 엣지’다.

매끄러운 결론보다 ‘누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를 보라

같은 시장을 두고 정부, 기업, 투자자, 언론은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놓는다. 저자는 먼저 시장의 ‘키’를 쥔 결정권자가 누구이며, 어떤 이익과 손실 위에서 움직이는지를 살피라고 말한다. 정보 역시 직접 확인한 1차 데이터인지, 이해관계자의 발언인지, 여러 매체를 거친 인용인지, AI의 요약인지에 따라 다른 무게를 부여해야 한다. 하나의 잘못된 정보가 기사와 SNS, 뉴스레터를 거쳐 반복되고 AI를 통해 그럴듯한 결론으로 재생산될 수도 있다. 입력이 잘못되면 출력도 잘못된다는 GIGO의 원칙이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컨센서스를 따르지도, 무조건 거스르지도 마라

많은 사람이 같은 전망을 내놓는다고 해서 정답인 것도, 반대로 틀린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기대가 이미 가격과 행동에 얼마나 반영됐으며 어떤 2차 효과를 만드는지 읽는 일이다. 저자는 단기·중기·장기라는 ‘세 개의 시계’를 구분한다. 단기에는 심리와 헤드라인, 수급이 가격을 움직이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공급과 수요, 투자와 생산 능력 같은 구조적 요인의 힘이 커진다. 가격과 운임 같은 아웃풋뿐 아니라 이를 만들어 내는 인풋, 그리고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놓였는지를 함께 봐야 분위기와 역발상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틀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틀렸을 때 빠르게 바꾸는 사람이 이긴다

예측은 틀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처음 내린 판단에 매달려 새로운 정보를 외면하는 데 있다. 저자는 새로운 증거가 들어올 때마다 기존 확률을 갱신하는 베이지안 사고를 강조한다. 또한 좋은 예측은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를 맞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가능성은 낮지만 일어나면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블랙스완을 견딜 수 있도록 현금과 보험, 헤지와 분산으로 다시 판단할 기회를 남겨야 한다. 이 책이 가르치는 것은 확신을 키우는 기술이 아니라, 틀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살아남는 구조를 만드는 기술이다.

AI 시대의 진짜 희소 자원은 ‘자기 말에 책임지는 한 사람’이다

AI가 제시한 84퍼센트라는 확률은 객관적인 사실처럼 보이지만, 그 아래에는 자료의 선택과 시나리오, 신호의 가중치에 관한 수많은 가정이 숨어 있다. 이 책은 AI의 결론을 받아 적기 전에 그 근거와 가정을 분해하고, 반증할 조건과 수치에 잡히지 않는 문화·역사적 맥락까지 살피라고 말한다.

한진해운의 FFA 선물 트레이더에서 S&P 글로벌 에너지의 리서치 디렉터를 거쳐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를 총괄해 온 저자에게 전망 한 줄은 기업의 투자와 재고 확보, 선박 운용과 헤징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그래서 마지막 원칙은 태도에 관한 것이다. 체계화할 수 있는 일은 AI에 위임하고, 그 출력을 자기 지식으로 검증하며, 확신할 수 없다면 보류하고, 내놓은 말에는 자기 평판을 걸어야 한다. 값싼 인사이트가 넘쳐나는 시대의 진짜 희소 자원은 자기 판단에 책임지는, 신뢰받는 한 사람이다.


책 속으로

예를 들어 어느 보고서에서 “이번 주 한국 부동산은 5%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고 해보자. 출처는 무엇인가. 국토부 거래량 데이터인가, SNS 토론인가. 이해관계는 누구의 것인가. 이 뉴스레터의 발행자는 누구인가. 조회수를 목표로 한 부동산 채널 영상인가, 유튜버 발언인가. 아니면 자기 자금으로 이미 투자를 실행하고 그 결정 근거를 설명하는 프로젝트 매니저의 발언인가. 세 질문으로 “5% 상승”이라는 한 줄을 입체적으로 만든다.

분석가의 일은 결론을 모으는 일이 아니다. 결론에 무게를 부여하는 일이다.

시간은 무한하지 않기에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공평하게 반영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이미 실적이 증명된 실무자, 시장에서 평판이 확고한 전문가를 중심으로 사안별 신뢰 가중치를 부여하되,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의 견해와 함께 비교하고 검증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는, 누가 자기 돈으로 그 발언을 뒷받침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 그것이 가장 균형 잡힌 예측에 가까워지는 방법이 아닐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자기 돈이 걸리지 않은 의견은 의견이 아니라 그냥 말이다. 자기 평판이 걸리지 않은 발언은 발언이 아니라 소음이다. 작은 베팅으로 시작해도 좋다. 작은 평판으로 시작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자기 분석에 자기 무엇인가를 거는 행위 자체다. 그 행위가 시야를 바꾸고, 시야가 정확도를 만들고, 정확도가 신뢰를 쌓는다.

발언자에게도 묻고, 자기 자신에게도 물어야 한다.

“이 의견에 당신은 무엇을 걸고 있습니까.”

— 53~54쪽, 「신뢰 가중치의 원칙, AI 시대의 GIGO」 중에서

여우와 고슴도치 비유는 2500년에 걸쳐 세 사람의 손을 거쳐 왔다. 기원전 7세기 그리스 시인 아르킬로코스의 한 줄,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단 하나의 큰 것을 안다.” 1953년 영국 철학자 이사야 벌린이 이 한 줄을 사상가 분류 도구로 발전시켰고, 21세기 정치심리학자 필립 테틀록이 30년에 걸쳐 수만 건의 전문가 예측을 추적해 이를 실증으로 끌어내렸다.

고슴도치의 강점은 명료함과 일관성이다. 하나의 큰 원칙으로 세상을 꿰뚫어 보기에 메시지가 단단하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메가트렌드를 먼저 포착한다. 다윈의 진화론, 케인스의 유효수요 이론, 세상을 바꾼 통찰은 대부분 고슴도치에게서 나왔다. 그래서 미디어와 청중은 고슴도치를 사랑한다. 그들의 화법이 단호하고, 메시지가 단순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망한다.”

“AI가 모든 일자리를 대체한다.”

“부동산은 영원히 오른다.”

이런 한 줄로 끝나는 단언들이 클릭을 부르고 강연료를 만든다.

그러나 실제로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은 많은 경우에 여우였다.

필립 테틀록의 연구에 따르면 한 가지 이론으로 모든 사건을 해석하는 고슴도치의 예측 정확도는 차라리 동전 던지기에 가까웠고, 여러 학문·여러 관점·여러 데이터를 동시에 짜깁기하는 여우가 더 정확했다.

여우의 강점은 유연함과 자기수정 능력이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올 때마다 자기 판단을 정직하게 고쳐 쓰는 것, 이것이 여우의 사고법이다. (뒤에서 자세히 다룰 ‘베이지안 갱신’도 결국 이런 태도를 가리킨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세상을 예측하는 일은 여우가 더 잘한다.

조지 소로스는 전형적인 여우다. 그가 가진 재귀성 이론(Reflexivity)의 핵심 자체가 “시장은 끊임없이 자기 가설을 수정해야 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1992년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해 10억 달러를 벌었을 때, 그는 거시경제·정치심리·중앙은행 메커니즘을 동시에 짜깁기했다. “내가 옳을 때보다 내가 틀렸다는 것을 빨리 깨달을 때 가장 많은 돈을 번다”는 그의 말이 여우의 본질이다.

반면 워런 버핏은 전형적인 고슴도치다. 평생 단 하나의 원칙, ‘가치 투자’를 60년 가까이 변주했다. 그레이엄에게서 온 “단기에 시장은 투표 기계, 장기에는 저울”이라는 비유를 그는 자기 언어로 흡수해, 오직 장기의 저울만 보려 했다. 이 일관성은 닷컴 버블 때 “시대에 뒤처졌다”는 비판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고, 그가 60년 만에 버크셔 CEO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어졌다.

2025~2026년 AI 광풍이 한창일 때 버크셔의 선택이 그랬다. 화제의 AI 스타트업을 좇는 대신, 검색·클라우드라는 ‘디지털 통행료’를 걷는 구글에 베팅하고, 동시에 모두가 외면한 정유·화학 같은 실물 자산도 놓지 않았다. 헤드라인의 시계가 아니라 펀더멘털의 시계를 본 것이다. 흥미로운 건, 이 선택이 버핏이 떠난 뒤의 후계 체제에서도 이어졌다는 점이다. 고슴도치의 원칙은 한 사람의 직관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물려받을 수 있는 사고법이었다.

두 사람은 같은 정상에 다른 길로 올랐다. 버핏은 장기 펀더멘털의 영역에서 고슴도치였고, 소로스는 거시 변곡점의 국면에서 여우였다. 보는 시간 지평이 다르고, 도구가 다르고, 서 있는 지점이 다를 뿐 둘 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다. 단타 투자자에게는 버핏의 선택이 답답해 보이고, 장기 투자자에게는 소로스의 베팅이 위태로워 보인다. 그러나 그 평가의 차이 자체가 핵심이다. 어느 시계를 보고 있느냐에 따라 정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분석가는 자신이 어느 시계 위에 서 있는지 매번 자각해야 한다. “지금 나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가, 변화를 따라가야 하는가.” 그 자각이 없으면 비전 없는 여우가 되거나, 현실을 잃은 고슴도치가 된다.

— 58~61쪽, 「컨센서스의 함정」 중에서

이 글을 쓰는 시점에 모 반도체 회사의 막대한 성과급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사실 이렇게 많은 이익을 낼 것을 기대하고 입사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되었을까? 특히 지금 팀장급 직원들이 입사하던 10여 년 전, 이 산업이 오늘 같은 호황을 맞으리라 예견하고 입사를 결정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었을까. 당시 반도체는 극심한 사이클 산업이었고, 그 선택은 확신보다는 각자의 사정과 우연이 섞인 것이었을 테다. 서울 대신 지방으로 내려가는 길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차선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선택을 한 누군가는 이제 전문직 연봉을 웃도는 성과급을 받게 되었다. 그 결과가 온전히 자신의 예측 능력 덕분이었다고 선뜻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선택은 자신이 내린 것이고, 회사의 성과를 공유할 권리 역시 온전히 그들의 몫이라는 점이다.

사실 나도 마찬가지다. 당시 업계 1위 회사가 모두의 예상을 빗나가고 허무하게 망하지 않았다면 과연 해외 이직에 도전했을까? 생각해 보면 많은 경우 운이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 하지만 그 운이 다음에도 나에게 올 것이라는 가정을 할 수 없듯이, 반드시 결과와 분리해야 정확한 판단과 다음 프로세스의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결정과 결과를 분리하려면 혼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앞서 4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인간 뇌는 자기 결정을 옹호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과 실력을 분리하려면 도구가 필요하다. 그 도구 중 가장 선호하는 것은 라이브테스팅(Live testing)을 최소 수개월간 해보는 것이다.

(중략)

좋은 결정은 결과로만 평가하지 않는다. 결과는 운과 실력이 섞여 나오기 때문이다. 운과 실력을 분리하려면 결정 시점의 가정을 기록하며 라이브테스팅을 진행해야 한다.

어디서 만들든 핵심은 같다. 자기 결정을 방어하지 않고 실력과 운을 구분하여 검증하는 자세, 숙련자의 고원에 이른 사람이 무지의 봉우리에 선 신입 사원의 질문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문화가 만들어질 때 비로소 회의실은 직급이 사라진 아이디어 중심주의의 공간이 된다.

또한 운으로 맞춘 한 번의 적중은 다음 번에는 통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시장에 살아남는 것은 결정의 질이고, 그 결정의 질을 만드는 가장 깊은 자산은 처음 만나는 위기 앞에서도 “전에 어디선가 본 패턴이다”라고 알아보는 능력이다. 시장은 늘 새로워 보이지만, 거의 모든 위기는 다른 옷을 입은 같은 사이클이다. 그 반복의 구조가 다음 원칙이다.

— 90~94쪽, 「아이디어 중심주의」 중에서


『예측의 기술』  ·  이대진 지음  ·  반니  ·  2026년 9월 10일 출간

© 2026 이대진 · 『예측의 기술』(반니).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